저는 학생은 아니지만 저녁에 책상에 앉아 뭔가를 배워야 할 때가 있어요. 그때 폰이 옆에 있으면 30분 공부에 폰 확인이 열 번이었습니다. 의지로 안 되길래 장치를 셋 만들었고, 그 셋이 전부였어요.
공부할 때 폰을 안 보는 방법은 거리, 시간, 짝 세 가지 장치로 정리됩니다. 거리는 폰을 손이 닿지 않는 다른 방이나 가방 깊은 곳에 두는 것, 시간은 25분이나 50분처럼 폰을 안 보는 시간과 보는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 짝은 같이 공부하는 사람 한 명에게 말해 두는 것입니다. 셋 중 하나만 해도 달라지고, 셋을 다 하면 폰 생각이 거의 안 납니다. 의지는 세 장치가 없을 때 쓰는 마지막 수단입니다.
공부는 힘든 일이고 폰은 쉬운 일입니다. 힘든 일을 하는 동안 쉬운 일이 손닿는 곳에 있으면 손이 갑니다. 이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원래 그렇습니다. 그래서 의지로 매번 이기려 하면 집니다. 대신 손이 가는 길목에 장치를 두면 의지를 쓸 일 자체가 줄어듭니다. 거리, 시간, 짝이 그 장치입니다.
| 장치 | 무엇을 정하나 | 기본값 | 효과 |
|---|---|---|---|
| 거리 | 폰을 어디에 둘지 | 다른 방, 또는 가방 안쪽 지퍼 칸 | 집는 데 동작이 늘어 확인이 줄어듦 |
| 시간 | 언제 보고 언제 안 볼지 | 50분 공부, 10분 확인 | 안 볼 시간에는 볼지 말지 고민하지 않게 됨 |
| 짝 | 누구에게 말할지 | 같이 공부하는 사람 한 명 | 그만두는 문턱이 높아짐 |
책상 위는 안 됩니다. 뒤집어 놓아도, 무음이어도 안 됩니다. 폰이 보이면 안 보고 있어도 주의를 씁니다. 집에서 공부하면 다른 방, 도서관이나 독서실이면 가방 안쪽 지퍼 칸입니다. 기준은 하나예요. 집으려면 일어나거나 가방을 열어야 하는가. 그 한 동작이 손을 걸러 줍니다.
저는 처음에 서랍에 넣었는데, 서랍은 열면 되니까 열었어요. 다른 방으로 옮기고 나서야 확인이 줄었습니다. 거리는 몇 미터가 아니라 동작의 수입니다.
안 보는 시간과 보는 시간을 미리 정합니다. 50분 공부하고 10분 확인하는 식입니다. 안 보는 시간에는 볼지 말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보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놓칠 걱정도 줄어듭니다.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매 순간이 볼까 말까의 순간이 되고, 그 고민 자체가 집중을 깎습니다.
혼자 하면 그만둬도 아무 일이 없습니다. 아무 일이 없으면 그만둡니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 한 명에게 오늘 폰 안 보고 두 시간 한다고 말해 두면 그만두는 문턱이 조금 높아집니다. 감시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 있는 것입니다. 같은 자리에 있을 필요도 없어요. 시작할 때 한 번, 끝날 때 한 번 메시지면 됩니다.
셋을 다 하면 어떤 느낌인지 적어 두면, 폰 생각이 안 납니다. 없으니 집을 수 없고,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고민할 게 없고, 누가 아니 그만둘 수 없습니다. 의지를 쓸 자리가 없어져서 남은 힘이 전부 책으로 갑니다. 처음 그 저녁에 두 시간이 짧게 느껴져서 놀랐어요. 예전에는 30분이 길었는데요.
장치 셋은 서로 받쳐 줍니다. 거리가 있으면 시간이 지켜지고, 시간이 있으면 짝에게 말할 게 생기고, 짝이 있으면 거리를 유지할 이유가 생깁니다. 하나가 무너져도 나머지 둘이 잡아 줘서 폰 없는 공부가 며칠이 아니라 몇 주로 이어집니다.
세 장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거리입니다. 폰이 다른 방에 있으면 시간과 짝이 없어도 절반은 됩니다.
Sumbi의 잠수는 시간을 정하고 폰을 내려놓는 방식이라 공부 시간과 맞춥니다. 50분을 정하고 내려가면 그동안 다른 앱을 여는 만큼만 남은 숨이 줄고, 화면을 꺼 두면 실패하지 않습니다. 잠수를 마치면 조개를 열고 생물을 만납니다. 거리와 시간을 한 번에 정하는 셈입니다.
공부 시간만큼 잠수하기 →책상에 앉기 전에 폰을 다른 방에 둡니다. 앉은 뒤에 옮기려면 이미 늦습니다. 앉기 전 동작으로 만들면 습관이 됩니다.
타이머는 폰이 아니라 시계나 주방 타이머로. 25분이든 50분이든 끝나면 알려 주는 것을 두고, 그동안은 시계를 보지 않습니다.
시작한다고 한 줄 보냅니다. 끝나면 끝났다고 보냅니다. 그 두 줄이 전부입니다. 이건 키우면서 배운 건데, 아이도 옆에서 누가 같이 앉아 있으면 훨씬 오래 앉아 있더라고요. 어른도 같습니다.
내려놓은 날 한 줄. 다른 방에 두고 50분을 처음 채운 날, 폰을 가지러 갔더니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아무 일도 없음이 다음 날 다시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수면이나 일상에 지장이 계속되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