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 편을 끝까지 보는 게 언제부터 힘들어졌는지 모르겠어요. 30분쯤 지나면 폰을 집고, 책은 한 쪽에서 두 번 딴생각을 했습니다. 숏폼을 줄인 뒤 긴 것으로 돌아가는 데 두 달이 걸렸는데, 그 과정을 20분 단위로 적어봅니다.
긴 것이 버거워진 건 능력이 사라진 게 아니라 짧은 자극 사이를 옮겨 다니는 쪽으로 연습이 쏠려 있었기 때문이에요. 돌아가는 연습은 20분 단위로 시작합니다. 20분짜리 긴 영상 하나를 넘기지 않고 끝까지 보는 것부터, 40분, 한 시간으로 늘려가면 대부분 한두 달 안에 영화 한 편과 책 한 장이 다시 편해져요.
숏폼 하나는 길어야 1분이에요. 하루 두 시간이면 백 번 넘게 새 장면으로 옮겨 가는 셈이고, 그 옮김마다 새 자극이 옵니다. 반면 긴 영상이나 책은 처음 10분에서 20분 사이에 반드시 지루한 구간이 와요. 이야기가 쌓이는 시간이니까요. 저는 그 구간이 올 때마다 폰을 집었고, 그래서 한 번도 그 구간 너머로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긴 것을 못 보게 된 게 아니라, 지루한 구간을 넘기는 연습을 안 한 거예요. 이건 되돌릴 수 있는 종류의 변화입니다. 사용을 줄인 뒤 주의를 유지하는 시간이 몇 주 안에 돌아온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고, 제 경우도 그랬어요.
책부터 시작하면 대부분 실패해요. 책은 긴 것 중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가장 지루한 구간이 길거든요. 저는 순서를 바꿔서 성공했습니다. 소리와 화면이 있는 것에서 시작해 점점 조용한 쪽으로 옮겨가는 거예요.
| 단계 | 길이 | 무엇을 | 목표 |
|---|---|---|---|
| 1주차 | 20분 | 관심 있는 주제의 긴 영상 하나 | 넘기지 않고 끝까지, 배속 없이 |
| 2주차 | 20분 | 팟캐스트나 오디오북, 걷거나 설거지하며 | 화면 없이 20분 듣기 |
| 3주차 | 40분 | 드라마 한 편이나 다큐멘터리 | 중간에 폰을 집지 않기 |
| 4주차 | 20분 | 종이책 한 장, 타이머를 켜고 | 딴생각을 해도 자리에서 안 일어나기 |
| 5주차 이후 | 40분에서 한 시간 | 책 두 장, 또는 영화 절반 | 지루한 구간에서 5분만 더 버티기 |
단계마다 길이가 왔다 갔다 하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는데, 매체가 바뀔 때는 길이를 다시 줄이는 게 맞아요. 40분 드라마를 봤다고 40분 책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4주차에 책 20분부터 다시 시작했고, 그게 잘 맞았습니다.
20분은 지루해지는 순간이 최소 한 번은 오는 길이예요. 10분은 그 순간이 오기 전에 끝나서 연습이 안 되고, 한 시간은 처음부터 너무 멀어서 시작을 안 하게 됩니다. 20분 안에서 지루한 순간을 한 번 넘기는 게 이 연습의 전부예요.
배속은 처음엔 끄세요. 배속은 지루한 구간을 건너뛰는 도구라서, 연습하려는 바로 그 부분을 없애버립니다.
Sumbi에서 잠수 시간을 30분으로 정하고 폰을 내려놓으면, 그동안 다른 앱을 여는 만큼만 남은 숨이 줄어요. 책이나 긴 영상 하나를 끝까지 보는 동안 폰은 잠수 중이고, 시간을 채우면 바다에서 생물을 만납니다. 지루한 구간에서 폰 대신 붙잡을 것이 하나 생기는 셈이에요.
30분 잠수 시작하기 →연습은 매일 20분이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보다 훨씬 나아요. 저는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을 골랐어요. 저녁 9시 이후에는 폰을 서랍에 넣으니 그 시간에 책을 읽을 수도 있었지만, 지쳐서 잘 안 됐습니다. 힘이 남아 있는 시간에 20분을 두세요.
같은 방에 폰이 있으면 지루한 순간에 손이 갑니다. 보이는 곳에만 없어도 집는 횟수가 크게 줄어요. 긴 영상을 폰으로 봐야 한다면 텔레비전이나 노트북으로 옮기세요. 화면이 크고 손에서 멀수록 넘기기 어렵습니다.
본 것에 대해 한 줄만 적어두면 다음 날 이어갈 이유가 생겨요. 줄거리가 아니라 느낌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메모 앱 대신 책 뒤표지 안쪽에 연필로 적었어요. 폰을 열 이유를 하나라도 줄이려고요.
두 달째에 책 한 권을 끝냈어요. 대단한 책은 아니었고 300쪽짜리 소설이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숏폼 백 개를 본 뒤에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려놓은 날 한 줄. 지루한 구간을 넘겼더니 이야기가 왔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수면이나 일상에 지장이 계속되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