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를 20분쯤 보고 나면 딱히 나쁜 일도 없었는데 기운이 빠져 있었어요. 남의 여행, 남의 집, 남의 아이. 저는 그게 부러움인 줄 알았는데, 정확히는 피로였습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팔로우를 어떤 기준으로 정리했는지 적어봅니다.
비교 피로는 남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편집된 순간들을 내 평범한 하루와 계속 비교하느라 생기는 소모예요.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시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무엇을 보는지를 바꾸는 것입니다. 팔로우를 보고 난 뒤의 기분, 아는 사람인지, 나에게 남는 게 있는지, 최근에 반응한 적이 있는지로 나눠보면 절반은 정리됩니다.
사람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남과 비교하면서 위치를 가늠해요. 이 자체는 오래된 심리학 이론이고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비교의 방향이에요. 나보다 나아 보이는 쪽과 비교하는 걸 상향 비교라고 하는데, SNS는 거의 상향 비교만 일으키는 구조예요. 사람들은 잘된 순간만 올리고, 저도 그러니까요.
두 번째 원리는 편집이에요. 피드에 올라온 사진은 그 사람의 하루 스물네 시간 중 골라낸 1초입니다. 저는 제 스물네 시간 전체를 남의 1초와 비교하고 있었어요. 이길 수 없는 비교예요. 그리고 이 비교는 자동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부럽지 않다고 생각해도 피로는 쌓입니다.
연구에서도 수동적으로 넘기기만 하는 사용이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사용보다 기분을 더 가라앉힌다는 결과가 반복돼요. 넘기기만 할 때 비교는 가장 많이 일어나고, 대화는 가장 적게 일어나니까요.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먼저 한 게 팔로우 정리였어요. 같은 20분이라도 누구의 피드를 보느냐에 따라 끝난 뒤 기분이 완전히 달랐거든요. 기준을 네 가지로 두고 하나씩 봤습니다.
| 기준 | 질문 | 정리 방향 |
|---|---|---|
| 기분 | 이 계정을 보고 나면 기분이 어떤가 | 가라앉으면 정리, 이유는 묻지 않는다 |
| 관계 | 실제로 아는 사람인가 | 모르는 사람은 정보나 즐거움이 분명할 때만 남긴다 |
| 남는 것 | 보고 나서 나에게 남는 게 있는가 | 배움이나 웃음이 없으면 정리 |
| 반응 | 최근 반년 안에 좋아요나 댓글을 남겼나 | 한 번도 없으면 사실상 보지 않는 계정 |
네 기준 중 하나라도 걸리면 팔로우를 끊는 게 아니라 일단 숨기기를 했어요. 끊는 건 관계에 부담이 되지만 숨기기는 상대가 모르니까요. 300개쯤 되던 팔로우 중 절반 가까이가 숨김으로 갔고, 그중 다시 보고 싶어진 계정은 한 달 뒤에 세 개뿐이었습니다.
피드가 짧아졌어요. 끝이 없던 화면이 20분이면 바닥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보고 난 뒤의 기운 빠짐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알았어요. 피로의 원인은 SNS라는 형식이 아니라 제가 고른 목록이었다는 걸요.
정리하고 나서 심심해지는 건 정상이에요. 그 심심함은 피로가 빠져나간 자리라서, 며칠 지나면 다른 게 채워집니다.
Sumbi의 내 바다는 다른 사람의 바다와 나란히 놓이지 않습니다. 폰을 내려놓은 시간만큼 만난 생물로 채워지고, 흰동가리 떼든 텅 빈 고요한 바다든 전부 그 사람의 바다예요. 남의 1초 대신 내가 머문 시간만 남는 화면입니다.
내 바다 만들기 →정리 기준 중 가장 정확한 건 기분이에요. 피드를 닫고 나서 "괜찮음", "가라앉음" 중 하나만 메모에 적어보세요. 일주일이면 어떤 날에 어떤 계정을 봤을 때 가라앉는지 패턴이 보입니다. 저는 아이 재우고 난 밤에 육아 계정을 볼 때 가장 가라앉았어요. 잘 키우는 것 같은 남의 아이와 방금 겨우 재운 제 아이를 비교하고 있었던 거예요.
피드를 열었을 때 열 개를 넘기는 대신 한 사람에게 댓글을 남기고 닫는 규칙을 정했어요. 수동적으로 보는 시간이 능동적인 시간으로 바뀌면 같은 5분이라도 남는 게 달라집니다. 비교 대신 대화가 남아요.
팔로우는 다시 늘어요. 저는 반년에 한 번 같은 네 기준으로 다시 봅니다. 한 번 정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화분 물 주듯 가끔 손보는 일이에요.
지금 제 팔로우는 백 개가 조금 넘어요. 그 안에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고, 보고 나서 가라앉는 계정도 없습니다. 내려놓은 날 한 줄. 남의 1초 대신 내 하루를 봤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수면이나 일상에 지장이 계속되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