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잠금 상자를 넣었다 뺐다 한 게 세 번이에요. 사고 싶은 마음은 폰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었고, 망설인 이유는 상자에 넣으면 전화도 같이 갇힌다는 거였어요. 사기 전에 정리해 봤습니다.
잠금 상자는 의지가 전혀 필요 없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장점이고, 전화까지 같이 갇힌다는 게 단점이에요. 특정 시간대에 폰을 아예 못 쓰게 하고 싶고 그 시간에 올 급한 전화가 없는 사람에게는 잘 맞습니다. 사기 전에 서랍에 넣고 다른 방에 두는 것부터 해보세요. 그게 일주일 유지되면 상자는 필요 없고, 서랍을 매일 열게 되면 그때 상자가 답이에요.
플라스틱 상자에 폰을 넣고 뚜껑의 다이얼로 시간을 정하면, 그 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뚜껑이 열리지 않는 물건이에요. 몇 분에서 며칠까지 정할 수 있고, 대부분 뚜껑에 작은 구멍이 있어 충전선은 통과합니다. 저는 사지 않았고 대신 서랍을 상자처럼 쓰고 있어요. 9시 넘으면 서랍에 넣으려고 하는데, 서랍은 열리니까 열고, 열었으니 보고, 그래서 상자 생각을 세 번 했습니다.
| 구분 | 장점 | 단점 |
|---|---|---|
| 강제성 | 의지가 없는 순간에도 열리지 않아요. 새벽에 깨서 손을 뻗어도 소용없어요 | 정말 급할 때도 안 열려요. 부수거나 기다리는 것뿐이에요 |
| 전화 | 상자 안에서 벨소리는 들려요 | 받을 수는 없어요. 아이 학교나 가족의 급한 전화가 문제예요 |
| 가족 공용 | 온 가족 폰을 저녁에 한 상자에 넣는 규칙으로 쓸 수 있어요 | 한 사람이 열어야 하면 전부 못 열어요 |
| 우회 | 폰은 확실히 못 써요 |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옮겨 가요. 상자에 다 들어가지 않아요 |
| 비용과 자리 | 한 번 사면 계속 써요 | 몇만 원이고 식탁 위에 늘 있어야 해요. 서랍에 넣어두면 상자를 안 쓰게 돼요 |
표에서 제일 무거운 줄은 전화예요. 나머지는 감수할 수 있어도 전화는 사람에 따라 절대 안 되는 조건이니까요.
맞는 사람은 분명해요. 밤 시간대처럼 폰을 아예 안 쓰기로 한 구간이 정해져 있고, 그 시간에 급한 전화가 올 일이 없고, 그동안 이미 서랍과 다른 방을 시도해봤는데 매번 꺼냈던 사람이에요. 이 셋을 다 갖춘 분에게 상자는 마지막 도구로 잘 맞습니다.
저는 첫째에 걸려서 안 샀어요. 아이가 잠든 뒤 급한 일이 생길 확률은 낮지만, 그 낮은 확률이 밤마다 뚜껑을 열고 싶게 만들 거라는 걸 알았거든요.
상자의 원리는 거리와 시간이에요. 폰이 손에서 멀고, 다시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걸리게 하는 것. 이건 상자 없이도 만들 수 있어요.
이 셋을 일주일 해보고도 매일 꺼냈다면, 그때 상자를 사면 됩니다. 그전에 사면 상자에 대한 기대만 크고 실제 변화는 서랍과 비슷해요.
상자가 폰을 통째로 가두는 방식이라면, Sumbi는 시간을 정하고 폰을 내려놓는 방식이에요. 30분 잠수를 시작하면 화면을 꺼도 괜찮고, 다른 앱을 여는 동안만 남은 숨이 줄어요. 걸려온 전화는 이탈로 보지 않아서, 아이 학교에서 온 전화는 받으면 됩니다.
첫 잠수 10분 해보기 →밤새 잠그면 첫날부터 뚜껑을 부수고 싶어져요. 30분부터 시작해서 열렸을 때 다시 넣는 걸 반복하는 게 낫습니다. 다시 넣는 동작이 습관이 되면 상자 없이도 되는 날이 와요. 그게 상자의 진짜 목적이에요.
집에 유선 전화가 있으면 그 번호를 가족과 학교에 알려두세요. 없으면 배우자의 폰을 상자 밖에 두는 식으로 한 명은 열어두는 규칙이 필요해요. 두 사람이 동시에 넣지 않는 것만으로 전화 문제는 거의 풀립니다.
상자를 서랍이나 옷장에 두면 상자 자체를 안 쓰게 돼요. 식탁이나 거실 선반처럼 저녁에 늘 보이는 자리에 두세요. 비어 있는 상자가 보이면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한 번은 들어요. 그 한 번이면 됩니다.
상자를 안 산 대신 서랍은 아직 쓰고 있어요. 열어버린 날도 있고 안 연 날도 있습니다. 상자가 있었으면 안 연 날이 늘었을지 모르지만, 열어버린 날에 저를 미워하는 마음도 같이 늘었을 것 같아요. 그게 제가 안 산 이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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